“혼자 사업하는데 1인 법인으로 바꾸면 세금이 확 줄어든대요. 법인세가 10%밖에 안 된다던데요.”

법인 전환을 고민하는 개인사업자 대표님들에게 가장 자주 듣는 이야기입니다. 실제로 숫자만 보면 그럴듯해요. 2026년 기준 과세표준 2억 원 이하 구간의 법인세율은 약 9~10%대인데, 개인사업자에게 적용되는 종합소득세 최고세율은 45%에 달합니다 (법인세법 제55조, 소득세법 제55조). 세율 격차만 보면 당장 법인으로 바꿔야 하나 싶을 정도죠.

하지만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법인세율이 낮다는 이유만으로 1인 법인이 무조건 유리한 건 아닙니다. 여기에는 많은 분들이 놓치는 결정적인 포인트가 있어요. 이번 글에서는 세율만으로 법인을 고려해선 안되는 이유에 대해 알아볼게요.

법인세 10%는 ‘회사 이익’에 붙는 세금입니다

가장 먼저 이해해야 할 것은, 법인세 10%가 회사가 벌어들인 이익에 붙는 세금이라는 점입니다. 대표 개인이 내는 세금이 아니에요.

개인사업자는 사업에서 번 돈이 곧 내 돈입니다. 통장에서 자유롭게 꺼내 써도 별도의 추가 세금이 없죠. 그런데 법인은 다릅니다. 법인의 돈은 법적으로 ‘회사 돈’이고, 대표 개인의 돈과 철저히 분리됩니다. 대표가 이 돈을 가져가려면 반드시 급여나 배당이라는 정해진 절차를 거쳐야 하고, 바로 이 과정에서 또 다른 세금이 발생합니다.

  • 급여로 가져간다면? 급여는 ‘근로소득’으로 분류되어 근로소득세와 4대보험료가 부과됩니다. 급여액이 올라갈수록 누진세율과 보험료 부담도 함께 커집니다.
  • 배당으로 가져간다면? 배당은 ‘배당소득’으로 분류되어 배당소득세(지방소득세 포함 15.4%)가 부과됩니다. 게다가 배당이 일정 규모를 넘으면 다른 소득과 합산되어 종합과세될 수도 있어요 (소득세법 제17조).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법인세율이 낮아 보여도, 대표가 그 돈을 개인 용도로 쓰려는 순간 ‘법인세 + 인출 단계의 세금’이 이중으로 발생합니다.

1인 사업자 예시

이해를 돕기 위해 단순화한 예를 들어볼게요. 연 1억 원의 이익이 나는 1인 사업자가 있다고 가정해봅니다.

법인으로 전환해 이익 1억 원에 대해 법인세를 내면 약 1,000만 원 안팎의 세금이 나옵니다. 세금이 1,000만 원이라면 정말 싸다고 느낄 수 있어요. 하지만 이 9,000만 원은 아직 회사 돈입니다. 대표가 생활비로 쓰려면 급여나 배당으로 빼와야 하고, 그 순간 근로소득세·4대보험 또는 배당소득세가 추가로 붙습니다.

반면 개인사업자는 1억 원에 대해 종합소득세를 한 번 내고 나면 나머지는 온전히 내 돈입니다. 추가로 빼올 때 내는 세금이 없죠. 즉 이익을 거의 다 가져가야 하는 구조라면, 법인의 ‘낮은 법인세율’ 이점이 인출 단계 세금에 대부분 상쇄되어 오히려 손해일 수 있습니다. 법인이 유리해지는 건 보통 이익을 회사에 ‘남겨둘’ 여유가 있을 때입니다.

법인은 ‘절세 수단’이 아니라 ‘운영 구조’의 변화입니다

세금 외에 관리 부담도 함께 봐야 합니다. 법인으로 전환하면 회계 처리가 개인사업자보다 훨씬 복잡한 복식부기로 바뀌고, 매월 원천세 신고, 부가가치세 신고, 4대보험 신고 같은 업무가 따라옵니다. 자연히 세무 기장료 등 유지 비용도 늘어나죠.

특히 자금 관리가 까다로워집니다. 개인사업자 때는 통장 돈을 어떻게 쓰든 문제가 없었지만, 법인은 그렇지 않아요. 법인 통장의 돈을 정해진 절차 없이 대표 개인 계좌로 옮기면 가지급금으로 잡힙니다. 가지급금은 단순한 임시 계정이 아니라 ‘회사 돈을 개인이 빌려 간 것’으로 간주되어, 인정이자 과세, 지급이자 손금불산입, 금융기관 대출 제한, 세무조사 리스크 같은 불이익이 차곡차곡 쌓입니다. 방치하면 매년 대표 상여로 처분되어 세금이 계속 불어나죠.

또 대표 급여 하나를 정하는 것도 그냥 정할 수 없습니다. 임원 보수는 정관이나 주주총회 결의라는 절차를 갖춰야 비용으로 인정받을 수 있고, 아무 기준 없이 지급하면 손금 불산입되어 오히려 법인세 부담이 커질 수 있어요. 즉 법인 전환은 단순히 ‘세금을 깎는 기술’이 아니라, 회사를 운영하는 시스템 자체가 바뀌는 결정입니다.

그래서 언제 법인이 유리할까요?

물론 법인 전환이 무조건 손해라는 뜻은 아닙니다. 다음과 같은 경우라면 충분히 검토할 가치가 있어요.

  • 번 돈을 모두 가져가지 않고 회사에 남겨 재투자할 계획이 있을 때
  • 외부 투자 유치나 정부지원사업, 스톡옵션 설계를 준비할 때
  • 거래처·금융기관 대상으로 대외 신뢰도를 높여야 할 때
  • 대표 개인과 회사의 책임·자금을 명확히 분리하고 싶을 때

반대로 매출 규모가 아직 크지 않고 회사 이익 대부분을 대표 생활비로 가져가야 한다면, 개인사업자 유지가 더 단순하고 유리할 수 있습니다.

결국 1인 법인은 단순한 세율표가 아니라, 대표님의 사업 상황과 자금 운용 계획을 함께 놓고 판단해야 합니다. “법인세 10%”라는 숫자 하나만 보고 결정하기보다, 내가 이익을 회사에 남길 것인지 다 가져갈 것인지, 관리 비용을 감당할 준비가 됐는지를 먼저 따져보세요. 그리고 결정 전에는 세무 전문가와 충분히 상담하는 것이 가장 안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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