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약

  • 이 글은 트랜스포머 논문 발표 9년 뒤, AI 스타트업이 특허로 경쟁사의 모방을 막으려 할 때 무엇부터 따져야 하는지 설명한다.
  • AI 특허에서는 알고리즘의 독창성보다 침해 입증이 먼저 문제가 되며, 모델 내부 연산은 블랙박스라 외부에서 확인되는 입력・출력과 UI・API 연계 단계를 청구항에 담아야 실제로 권리를 행사할 수 있다.
  • ZUZU는 AI 기술 기업이 특허 포트폴리오를 설계할 때 침해 입증 가능성을 기준으로 청구항을 점검하는 관점을 제시한다.

들어가며: 9년을 맞은 트랜스포머와 스타트업의 특허 고민

“Attention Is All You Need"라는 논문이 세상을 뒤흔든 지도 벌써 9년이 되었습니다.

AI 스타트업 대표님들과 상담을 진행하다 보면 “저희 모델 구조가 독창적인데, 이를 특허로 등록하면 경쟁사의 모방을 막을 수 있을까요?“라는 질문을 자주 받습니다. 이 질문에 답하기에 트랜스포머(Transformer)만큼 명확한 교훈을 주는 사례는 없습니다.

AI 역사상 가장 파급력 높은 원천 발명이 특허 관점에서 어떤 궤적을 그려왔는지 짚어보고, 기술 기업이 반드시 취해야 할 실무적인 특허 포트폴리오 전략을 정리해 드립니다.

1. 모든 생성형 AI의 뼈대가 된 ‘트랜스포머’

2017년 구글 연구진 8명이 발표한 논문은 ‘트랜스포머’라는 혁신적인 딥러닝 아키텍처를 처음 제시했습니다. 출발점은 기계번역의 성능 개선이었으나, 이 구조는 현재 거의 모든 거대언어모델(LLM)과 멀티모달 AI의 뼈대가 되었습니다.

이듬해 BERT와 GPT가 연이어 공개되었고, 모델 파라미터와 데이터셋을 확장할수록 성능이 비약적으로 향상된다는 ‘스케일링 법칙(Scaling Law)‘이 확인되면서 AI 연구는 본격적인 규모의 경쟁으로 전환되었습니다. 2022년 말 ChatGPT의 등장을 기점으로 시장은 폭발적인 대중화 단계에 접어들었습니다.

발전의 속도는 여전히 가속 중입니다. 텍스트 처리를 넘어 이미지·영상·음성을 유기적으로 다루는 멀티모달 모델, 최종 결론 도출 전 자체적인 검증을 수행하는 추론 모델, 그리고 사용자를 대신해 복합 도구를 실행하는 에이전트 기술까지 등장했습니다. 그러나 이 모든 기술 혁신의 기저에는 여전히 트랜스포머가 자리 잡고 있습니다.

2. 사상 최대의 AI 특허 포트폴리오, 소송이 없었던 이유

지식재산권(IP) 관점에서 보면 매우 흥미로운 대목이 있습니다. 구글은 이 트랜스포머 핵심 구조에 대해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특허를 폭넓게 확보해 두었습니다.

전 세계 생성형 AI 산업 전체가 사실상 이 아키텍처 위에서 구축되었음을 감안하면, 계산상으로는 IT 역사상 가장 막대한 로열티 가치를 지닌 특허 포트폴리오여야 마땅합니다. 그러나 구글이 이 원천 특허를 바탕으로 경쟁사들에 전면적인 침해금지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는 소식은 전무합니다.

오히려 상용화의 주도권을 쥔 것은 특허권자인 구글이 아니라 OpenAI였으며, 논문의 핵심 저자들 대다수도 구글을 떠나 유수의 스타트업을 직접 창업했습니다.

이러한 행보의 핵심 배경은 ‘생태계 확장 전략’에 있습니다. 구글은 논문 공개에 이어 BERT 등의 파생 모델을 오픈소스로 공유했습니다. 전 세계 연구자와 테크 기업이 트랜스포머 생태계에 유입될수록 AI 인프라 시장 파이가 커지고, 이를 통해 클라우드 플랫폼(GCP), 자체 AI 반도체(TPU), 응용 소프트웨어 생태계를 모두 보유한 구글이 누리는 종합적 실익이 훨씬 컸기 때문입니다.

즉, 구글은 특허를 당장 휘두르는 ‘칼’로 사용하기보다, 장기적인 시장 주도권을 방어하기 위해 ‘언제든 꺼낼 수 있는 비장의 카드’로 유보해 둔 셈입니다.

3. 스타트업이 마주하는 현실: 블랙박스 모델과 ‘침해 입증’의 한계

구글처럼 거대한 플랫폼과 칩 인프라를 바탕으로 시장 전체를 키우는 우회 전략을 택할 수 있는 기업은 극히 드뭅니다. 대부분의 AI 스타트업에게 특허는 기술 유출을 막고 모방 제품의 진입을 차단하는 가장 직접적이고 유일한 방어선입니다.

하지만 스타트업이 이 무기를 실전에서 사용하려 할 때, 변리사의 시각에서 가장 먼저 봉착하는 벽은 바로 ‘침해 입증(Infringement Proof)‘입니다.

특허권 침해를 법적으로 성립시키려면, 경쟁사의 제품이나 서비스가 우리 특허 청구항에 기재된 모든 구성요소를 그대로 구현하고 있음을 권리자가 직접 증명(구성요소 완비의 원칙)해야 합니다.

문제는 AI 모델의 핵심 알고리즘과 가중치(Weights)가 경쟁사 서버 깊숙한 곳에 숨겨진 ‘블랙박스’라는 점입니다. 상대방이 어텐션 메커니즘을 어떤 내부 수식으로 연산하는지, 레이어 구조와 파라미터를 어떻게 배치했는지는 외부에서 확인하기가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침해 증거를 수집할 수 없는 구조적 특징만으로 청구항을 설계하면, 경쟁사가 핵심 원리를 그대로 모방하더라도 권리를 행사할 수 없습니다. 등록에는 성공했으나 실제 소송이나 라이선스 협상에서는 무용지물이 되어, 회사의 자산이 아닌 ‘출원·유지 비용’으로만 소모되는 특허가 되는 이유입니다.

4. 실효성 있는 AI 특허를 위한 청구항 설계 3원칙

따라서 실전형 AI 특허를 설계할 때는 “알고리즘이 얼마나 혁신적인가"보다 “외부 관찰 및 리버스 엔지니어링을 통해 침해를 입증할 수 있는가"를 우선순위에 두어야 합니다.

서버 내부의 연산 과정 자체에 매몰되기보다는, 시스템이 어떤 데이터와 형식을 받아들이는지(입력), 최종적으로 어떤 형태의 결과를 도출하는지(출력), 그리고 그 출력이 UI나 외부 API, 서비스 동작과 어떻게 유기적으로 연계되는지에 청구항의 무게중심을 실어야 합니다.

AI 특허 출원을 검토 중인 경영진이라면 다음 두 가지 점검 질문을 반드시 던져보아야 합니다.

  1. 외부에서 식별할 수 있는지: 경쟁사가 당사의 솔루션을 모방했을 때, 외부 서비스 UI 테스트나 트래픽 분석 등 통상적인 수준의 엔드유저 리버스 엔지니어링만으로도 모방 여부를 감지할 수 있는가?
  2. 모델(블랙박스) 내부의 구조만 청구항에 기재되어 있지는 않은지: 청구항의 핵심 구성요소가 경쟁사의 보안 서버나 폐쇄망 내부에서만 실행되는 알고리즘 연산 단계로만 한정되어 있지 않은가?

마치며: 권리 행사가 가능한 특허가 진짜 기업 가치입니다

향후 글로벌 빅테크 간의 AI 패권 다툼이 심화될 때 구글이 쥐고 있는 트랜스포머 원천 특허 카드를 어떤 방식으로 레버리지할지는 지속해서 주시해야 할 관전 포인트입니다.

그러나 스타트업과 스케일업 기업의 현장 전략은 명확해야 합니다. AI 특허의 진정한 가치는 내부 연구진이 체감하는 기술적 난이도가 아니라, ‘시장 경쟁사의 실시 행위를 외부에서 얼마나 명백하게 포착하고 입증할 수 있는가’에 의해 결정됩니다.

AI 기술의 특허 포트폴리오 구축 과정에서 권리 행사력 높은 청구항 설계가 필요하시다면 언제든 윌로특허법률사무소의 문을 두드려 주시기 바랍니다. 비즈니스 환경에 가장 최적화된 현실적인 지식재산 전략을 제시해 드리겠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FAQ)

Q1. 이미 모델 내부 알고리즘 중심으로 특허를 등록받았다면, 침해 입증이 불가능해 완전히 버려야 하나요?

그렇지 않습니다. 만약 국내외 분할출원(Divisional Application)이나 계속출원(Continuation Application)이 가능한 상태라면, 원출원의 기술 사상을 바탕으로 입출력 데이터 흐름과 사용자 인터페이스(UI) 연계 단계에 초점을 맞춘 새로운 청구항을 추가 출원하여 권리 공백을 보완할 수 있습니다. 이미 등록이 완료된 건이라 하더라도 방어적 방패(Defensive Patent)로서의 가치는 유지되므로, 후속 개량 발명에서 입증 용이성에 초점을 맞춘 크로스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것이 현명합니다.

Q2. 미국처럼 ‘디스커버리(증거개시제도)‘가 발달한 국가에서는 내부 알고리즘 특허로도 소송이 유리하지 않나요?

디스커버리 제도가 있는 미국이라 할지라도, 소송 제기 초기 단계에서 법원에 합리적인 수준의 침해 혐의(Plausibility)를 소명해야 합니다. 외부에서 침해 정황을 전혀 입증하지 못한 채 막연한 의심만으로 소송을 제기할 경우 법원으로부터 각하(Dismissal) 처분을 받거나 상대방의 소송비용 청구에 직면할 수 있습니다. 즉, 디스커버리 단계로 진입하여 상대의 소스코드나 서버 로그를 열람하기 위해서라도 외부에서 포착 가능한 최소한의 침해 징표가 청구항에 필수적으로 담겨 있어야 합니다.

Q3. API 형태로만 기능을 제공하는 B2B 인공지능 솔루션은 어떤 방식으로 입증 가능한 특허를 설계해야 하나요?

UI가 없는 백엔드 AI 모델은 ‘API 입출력 파라미터의 고유한 조합’, ‘데이터 파이프라인 전처리/정규화 규격’, 그리고 ‘모델 경량화나 캐싱(Caching) 적용 시 발생하는 고유한 응답 지연 패턴 및 처리 속도’ 등을 권리 구성으로 삼는 것이 유리합니다. 외부에서 표준 요청(Request)을 전송했을 때 반환되는 응답(Response)의 시계열적·구조적 특징을 청구항에 한정하면, 상대 서버 내부 코드를 들여다보지 않고도 API 호출 결과만으로 명백한 침해 증거를 확보할 수 있습니다.

 

참고

본 글은 ZUZU 콘텐츠 기고처인 ‘윌로특허법률사무소’에서 기고해주신 글입니다. 글을 읽고 특허 전략이나 AI 기술 보호와 관련해 궁금한 점이 생기신다면 링크를 통해 문의를 남겨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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